사회·경제

SMR 특별법 시행…2035년 상용화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특별법은 연구개발·실증 기반을 지원

개별 원자로 안전허가와 건설심사는 별도

11일부터 SMR 연구개발·실증·산업기반을 지원하는 법이 시행됐다. SMR 특별법은 9월 11일 시행됐다. 정부는 5년 단위 기본계획을 세우고 민간 전문가 10명 이상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운영하며 2035년 경수형 SMR 상용화를 정책목표로 제시했다.

SMR 특별법은 연구개발과 실증 기반을 지원하지만 개별 원자로의 안전허가와 2035년 상용화를 자동 승인하는 법은 아니다.

특별법이 만든 지원 틀

SMR 특별법은 국가 기본계획, 민관 협의, 연구개발구역과 산업기반 지원의 틀을 만든다. 여러 부처와 기관에 흩어진 연구·실증 과제를 연결하고 민간 참여를 촉진하려는 법이다. 기술개발을 위한 행정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기본계획에는 기술개발의 목표와 연차별 과제, 인력과 공급망 육성 방안이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계획에 이름을 올린 사업이 모두 같은 시기에 예산을 받는 것은 아니다. 국회 예산과 부처별 사업공고, 연구기관 선정 절차를 거쳐야 집행이 시작된다.

특별법은 SMR 연구개발과 산업기반을 지원할 국가 계획과 추진체계를 만든다. 부처별로 흩어진 기술개발, 인력과 공급망 사업을 한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고 연구개발구역에서 장비와 실증 지원을 집중할 근거도 생긴다. 그러나 법이 기술의 성능을 인증하거나 특정 설계의 건설을 허가하는 것은 아니다. 지원정책과 독립적인 안전규제는 별도의 절차로 작동해야 한다.

연구개발구역과 안전허가는 다르다

연구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고 원자로를 곧바로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별 설계와 부지는 원자력안전 규제, 환경평가, 건설·운영 허가를 거쳐야 한다. 지원기관과 안전규제기관의 역할도 분리돼야 한다.

SMR은 출력이 작다는 이유만으로 사고 가능성이 자동으로 낮아지는 원자로가 아니다. 피동안전계통과 지하배치 같은 설계 특성은 심사 자료로 입증돼야 한다. 여러 모듈을 한 부지에서 운영할 때의 공통원인사고와 비상대응도 따로 평가해야 한다.

연구개발구역 지정은 부지의 모든 인허가를 한 번에 끝내는 면허가 아니다. 원자로 설계는 안전해석과 사고 대응, 방사선과 폐기물 관리 자료를 심사받아야 하고 실제 건설부지는 환경과 주민보호 계획을 검토해야 한다. 여러 모듈을 함께 운영할 때 공통설비의 고장과 연쇄 영향을 어떻게 막는지도 평가 대상이다. 소형이라는 이름만으로 안전성이 자동 입증되지는 않는다.

주민 참여는 부지선정 이후 설명회를 여는 수준보다 앞서야 한다. 실증과 연구시설의 범위, 사고 시 대피계획과 지역에 남는 편익을 공개하고 반대 의견도 의사결정 기록에 남겨야 한다. 안전정보를 영업비밀로 넓게 감추면 신뢰가 약해진다. 규제기관이 사업진흥 부처와 독립적으로 심사하고 근거를 설명하는 구조가 기술개발의 속도만큼 중요하다.

2035년은 정책목표다

2035년 경수형 SMR 상용화는 정책목표다. 설계 완성, 표준설계인가, 공급망과 연료, 실증, 건설비와 전력시장 계약이 맞아야 일정이 현실화된다. 법 시행일을 상업운전 확정일처럼 쓰면 기술개발의 불확실성을 지우게 된다.

경제성은 공장에서 반복 제작한다는 전제가 실현될 때 개선될 수 있다. 첫 호기는 설계변경과 규제심사, 공급망 구축비용 때문에 단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건설비뿐 아니라 금융비용, 해체와 폐기물 관리비를 포함한 전력비로 비교해야 한다.

2035년 상용화는 기술·규제·시장 일정이 모두 맞아야 가능한 정책목표다. 표준설계인가와 실증, 반복 제작이 가능한 공급망, 연료 조달과 운전인력, 전력구매 계약이 필요하다. 첫 호기의 건설비와 기간이 늘어나면 공장제작에 따른 비용절감 가정도 늦어진다. 정부는 목표연도만 제시하기보다 단계별 통과조건과 지연 때의 조정계획을 공개해야 한다.

상용화 판단에 필요한 다음 단계

앞으로 볼 지표는 기본계획의 세부예산, 실증부지, 규제심사 일정, 안전성 자료와 사업자의 비용 추정이다. 주민 참여와 사용후핵연료 관리도 빠질 수 없다. 일정의 속도와 심사의 독립성을 함께 공개해야 한다.

수출을 추진하려면 국내 인허가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수입국 규제기관의 심사, 핵비확산과 연료 공급, 현지 시공 능력과 장기 정비계약이 필요하다. 2035년 목표의 실현 여부는 첫 실증기의 일정과 비용이 얼마나 안정되는지에서 드러난다.

상용성을 판단할 때는 발전단가만 비교해서는 부족하다. 금융비용과 해체, 사용후핵연료 관리, 비상대응과 보험비용을 포함해야 한다. 열 공급이나 산업용 전력처럼 SMR이 겨냥하는 용도별 수익모델도 달라진다. 수출은 상대국의 규제와 핵비확산, 장기 정비까지 요구한다. 결국 첫 실증기의 안전자료와 일정, 실제 계약가격이 2035년 목표의 신뢰도를 가르는 지표가 된다.

인력과 공급망도 시간표를 좌우한다. 원자로 압력용기와 계측제어, 핵연료처럼 품질보증이 필요한 부품은 일반 제조품처럼 공급자를 빠르게 바꾸기 어렵다. 연구인력뿐 아니라 용접·검사와 운전·정비 인력을 장기간 양성해야 한다. 국내 수요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기업이 설비투자를 할 유인과 과잉투자 위험을 함께 관리해야 특별법의 지원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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