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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하루 3~4잔이 장수와 연관된다는 연구, 어디까지 사실일까

커피를 하루 3~4잔 마시는 사람이 더 오래 사는 경향이 있다는 말은 2017년 의학저널 BMJ에 실린 우산형 종합검토에서 상당 부분 확인된다. 이 검토는 관찰연구 메타분석 201건과 중재연구 메타분석 17건을 묶어 봤고, 총사망을 포함한 여러 건강 결과에서 커피 섭취가 유리한 쪽으로 연관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정리했다. 다만 이 결과만으로 커피가 사람을 더 오래 살게 만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핵심 근거의 대부분이 관찰연구이기 때문이다.

독자의 질문에 먼저 답하면, 현재까지 확인된 근거는 인과관계보다는 연관관계에 가깝다. BMJ 검토에서 총사망 위험의 상대적 감소가 가장 크게 나타난 구간은 대체로 하루 3~4잔 수준이었지만, 이것은 커피를 마시는 집단과 마시지 않는 집단의 장기 추적 비교에서 나온 결과다. 무작위로 사람들을 나눠 수년간 커피를 더 마시게 한 실험으로 확인한 결론은 아니다.

왜 장수와 연결돼 보여도 인과라고 말하기 어려운가

관찰연구에서는 커피 자체 말고도 결과를 흔드는 요인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흡연이다.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 가운데 흡연 비율이 높았던 시기와 지역에서는 커피의 효과가 실제보다 나쁘게 보이거나, 반대로 흡연과 식습관, 운동, 체중, 교육수준 같은 변수를 충분히 걸러내지 못하면 커피의 이점이 과장될 수도 있다.

커피를 어떻게 마시는지도 큰 변수다. 블랙커피와 설탕이나 시럽, 크림이 많이 들어간 커피는 영양학적으로 같은 음료가 아니다.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도 구분해야 한다. 같은 3잔이라도 잔 크기, 원두 농도, 추출 방식에 따라 카페인과 지방 성분 함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연구에서 말하는 하루 몇 잔을 생활 속 섭취량과 그대로 일치시키기 어렵다.

BMJ 검토가 실제로 보여준 것과 못 보여준 것

이 검토의 강점은 커피 관련 연구를 한두 편이 아니라 매우 넓게 모아 봤다는 점이다. 총사망, 심혈관질환, 일부 암, 간 질환 등 다양한 결과를 함께 비교해, 어느 영역에서 이익 신호가 반복되는지 살폈다. 그 결과는 커피가 적어도 통상적인 섭취 수준에서 전반적으로 해롭다는 쪽보다, 여러 질환 위험이 낮게 관찰된다는 쪽에 더 가까웠다.

하지만 중재연구는 사정이 다르다. BMJ 검토에 포함된 무작위시험들은 기간이 짧고, 주로 혈압이나 혈중 지질 같은 중간 지표를 봤다. 장수를 직접 확인할 만큼 길게 사람을 추적한 무작위시험은 사실상 없었다. 다시 말해 장수 연관성은 주로 관찰연구가 떠받치고 있고, 실험연구는 그 인과를 확정할 단계까지 가지 못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커피는 모든 결과에서 일관되게 좋은 것도 아니다. BMJ 검토는 임신 관련 결과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정리했고, 여성의 골절 위험과 관련해서도 예외 신호를 언급했다. 또 무작위시험 메타분석에서는 커피가 총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을 조금 올리는 방향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여과하지 않은 커피에 많은 디테르펜 성분의 영향으로 해석됐다. 같은 커피라도 여과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장수 기사에서 자주 빠지는 함정

커피 연구를 읽을 때 가장 조심할 부분은 상대위험을 개인의 수명 연장으로 번역해 버리는 해석이다. 연구에서 총사망 위험이 낮게 나왔다는 말은, 같은 기간 동안 비교집단보다 사망이 덜 관찰됐다는 뜻이지 누구나 몇 년 더 산다는 계산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개인의 수명은 흡연, 음주, 운동, 수면, 소득, 만성질환, 약물 복용 같은 변수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또 하나는 관찰연구의 평균적 연관성을 개인 맞춤 조언으로 착각하는 일이다. 일반 성인에게서 관찰된 경향이 곧바로 임신부, 부정맥 환자,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에게 같은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이번 발제의 질문이 장수와 인과관계에 관한 것이라면, 답은 분명하다. 커피가 장수와 연관된다는 근거는 꽤 축적돼 있지만, 누구에게나 더 오래 살게 하는 원인이라고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한국 독자가 실제로 참고할 지점

현재 근거로 가장 무난하게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이 정도다. 설탕과 고열량 첨가물이 많지 않은 커피를 보통 수준으로 마시는 습관은, 대규모 관찰연구들에서 대체로 더 낮은 총사망 위험과 함께 관찰돼 왔다. 그러나 그것이 커피 자체의 순수한 효과인지,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다른 생활습관까지 반영된 결과인지는 완전히 분리되지 않았다.

따라서 커피를 이미 마시는 사람에게는 장기적으로 반드시 끊어야 할 음료라고 볼 근거가 강하지 않다. 반대로 커피를 마시지 않던 사람이 장수를 위해 일부러 하루 3~4잔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할 근거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 BMJ가 정리한 메시지는 커피가 생각보다 덜 위험해 보인다는 데 가깝지, 장수를 보장하는 생활처방이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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