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재활용률이 올라가도 미세플라스틱은 따로 본다
플라스틱 재활용률 상승과 미세플라스틱 배출 감소는 같은 지표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2년 발표한 ‘Global Plastics Outlook: Policy Scenarios to 2060’에 따르면, 재활용을 크게 늘리는 정책 시나리오에서도 대형 플라스틱 누출은 큰 폭으로 줄지만 미세플라스틱 누출 감소폭은 훨씬 작았다. 재활용 확대만으로 미세입자 문제까지 자동으로 해결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 보고서는 2060년을 기준으로 여러 정책 조합을 비교했다. 그중 ‘Regional Action’ 시나리오에서는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 비중이 2060년 기준 17%에서 40%로 올라가지만, 미세플라스틱 누출은 5.8백만톤에서 5.6백만톤으로 4%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같은 조건에서 거대플라스틱 누출은 3천800만톤에서 1천500만톤으로 62% 감소했다.
재활용률과 미세입자 배출은 왜 다르게 움직이나
OECD는 미세플라스틱을 지름 5밀리미터 미만의 합성고분자로 본다. 보고서에서 다룬 미세플라스틱 누출원은 타이어 마모, 도로표지 마모, 브레이크 분진, 섬유세탁 미세섬유, 플라스틱 펠릿 손실, 하수처리 슬러지 등 10개 범주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소비자가 버린 플라스틱 포장재를 다시 모아 재활용하는 과정과 직접 연결돼 있지 않다.
반대로 재활용률은 수거된 폐플라스틱 가운데 얼마나 재활용 공정으로 들어갔는지를 보여주는 순환성 지표에 가깝다. 폐기물 수거와 선별, 재생원료 시장 확대가 이 수치를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자동차 주행 중 생기는 타이어 마모 입자나 생활하수로 모였다가 슬러지에 남는 미세입자는 별도의 저감수단이 필요하다.
더 강한 정책을 넣어도 미세플라스틱 감소폭은 제한적이었다
OECD의 더 강한 ‘Global Ambition’ 시나리오에서도 흐름은 비슷했다. 이 경우 2060년 전 세계 재활용률은 59%까지 올라가고, 전체 플라스틱 누출은 4천420만톤에서 640만톤으로 85% 줄어든다. 거대플라스틱 누출은 기준 시나리오보다 97% 감소하지만, 미세플라스틱 누출은 5.8백만톤에서 5.3백만톤으로 9% 줄어드는 수준에 머문다.
OECD는 이런 차이가 정책 설계 자체와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의 순환경제 패키지는 플라스틱 사용 억제, 재활용 확대, 누출 경로 차단을 결합했지만, 주된 표적은 관리되지 않은 폐기물에서 새어 나오는 거대플라스틱이었다. 미세플라스틱 감소는 전반적인 플라스틱 사용량 축소에 따라 부수적으로 나타난 측면이 컸다.
독자가 헷갈리기 쉬운 지점
재활용률 상승이 미세플라스틱 문제와 무관하다는 뜻은 아니다. OECD 시나리오에서도 플라스틱 총사용량이 줄어들면 펠릿 손실, 일부 도로표지 마모, 슬러지 관련 누출이 함께 감소했다. 다만 감소폭이 크지 않았고, 타이어 마모처럼 재활용 정책만으로는 잘 잡히지 않는 배출원이 남았다.
측정 대상도 다르다. 재활용률은 폐기물 처리 체계의 성과를 보는 수치이고, 미세플라스틱 누출은 제품 사용, 마모, 세탁, 하수처리 같은 생활·산업 전 과정에서 환경으로 빠져나가는 입자량을 추정한 값이다. 같은 ‘플라스틱 정책’ 안에 들어가더라도 무엇을 재느냐에 따라 성과표가 달라진다.
수치를 읽을 때 봐야 할 조건
이번 OECD 수치는 실측 통계가 아니라 2060년까지의 정책 시나리오 모델링 결과다. OECD 자체의 ENV-Linkages 모형에 외부 누출 추정 방법을 결합해 계산했으며, 미세플라스틱은 10개 배출원을 대상으로 잡았다. 보고서는 또 거대플라스틱이 환경에서 잘게 부서져 2차 미세플라스틱이 되는 효과를 일부 비교에서는 별도로 다뤘고, 미세플라스틱 위해성이나 인체 건강영향을 직접 평가한 자료는 아니다.
따라서 ‘재활용률이 올랐으니 미세플라스틱도 그만큼 줄었을 것’이라고 단순 환산하면 오해가 생긴다. 미세플라스틱 재활용 정책의 효과를 따지려면 재활용률과 함께 타이어·섬유·펠릿·하수처리 같은 배출원별 저감 대책이 포함됐는지 따로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