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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의 ‘가자 연대’ 명분과 홍해 선박 공격, 실제 표적은 얼마나 일치했나

예멘 후티가 홍해와 아덴만에서 선박을 공격한 이유로 내세운 공식 명분은 일관돼 보였다. 이스라엘에 압박을 가해 가자지구 전쟁을 멈추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유엔과 국제해사기구 기록, 그리고 사건별 선박 운항 정보들을 대조하면 실제 공격 대상은 그 명분과 완전히 겹치지 않았다. 초기에는 이스라엘 항로 또는 이스라엘 연계 선박을 겨냥했다는 설명이 일부 성립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직접적인 이스라엘 소유·국적·목적지와 연결되지 않는 사례가 늘었고, 유엔 전문가패널은 2024년 이미 공격이 사실상 무차별적으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후티가 밝힌 표적 기준은 ‘이스라엘 선박’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모든 선박’으로 넓어졌다


후티 측 대변인 야히야 사리는 2023년 12월, 처음에는 이스라엘 국적 선박과 이스라엘 기업이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선박을 겨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달에는 가자로 식량과 의약품 반입이 허용되지 않으면 국적과 무관하게 이스라엘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이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2025년 3월에도 후티는 가자 통로가 다시 열리지 않으면 아라비아해·아덴만·홍해·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이스라엘 선박의 통항을 막겠다고 재차 위협했다.

이 명분만 놓고 보면 공격 대상은 적어도 두 기준 가운데 하나와 맞아야 한다. 첫째는 선박 자체가 이스라엘 소유·운영·국적이라는 점, 둘째는 해당 항해가 실제로 이스라엘 항구를 목적지로 했다는 점이다. 문제는 사건 기록을 따라가 보면 이 두 기준이 확인되지 않거나, 연결고리가 매우 느슨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데 있다.


초기부터 이미 반례가 나왔다


2023년 12월 3일 공격을 받은 벌크선 유니티 익스플로러와 넘버 9는 후티의 대이스라엘 해상작전이 본격화한 초기에 나온 대표적 사례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당시 여러 보도와 미 국방부 자료를 바탕으로 이 두 선박이 공격받았다고 정리하면서, 이스라엘군 대변인이 두 선박 모두 이스라엘과 관련이 없다고 밝힌 사실도 함께 전했다. 후티가 내세운 표적 기준과 실제 피격 사례 사이에 첫 균열이 드러난 셈이다.

같은 달 15일 후티는 MSC 알라냐와 MSC 팔라티움 III를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박 운항 정보와 업계 추적 자료는 이 주장과 어긋났다. 로이터 보도를 인용한 외신과 로이즈리스트 자료에 따르면 두 선박은 당시 제다를 목적지로 공표했고, 적어도 공개된 항로 이력만으로는 이스라엘 기항 경력이 확인되지 않거나 뚜렷하지 않았다. 후티의 공개 주장만으로는 ‘실제 이스라엘행’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사례였다.

이런 불일치는 2024년 들어 더 분명한 공식 평가로 이어졌다. 유엔 예멘 전문가패널은 2024년 보고서에서, 후티가 ‘이스라엘 연계 선박’을 겨냥한다고 주장했지만 조사 결과 홍해와 아덴만을 항해하는 선박들을 무차별적으로 표적 삼았다고 적시했다. 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도 이후 공식 발언에서 초기 표적은 이스라엘과 연계된 선박이었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2025년 공격에서는 ‘직접 연계’보다 ‘간접 연상’이 많아졌다


2025년 7월 격침된 매직 시즈와 이터니티 C는 후티가 공격 명분을 유지하면서도 실제 표적 선정 기준을 더 넓게 적용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된 2025년 7월 사무총장 보고서는 두 선박이 모두 리베리아 선적 벌크선으로, 남부 홍해에서 소형선박과 발사체 공격을 받아 피해를 입었다고 정리했다. 이 보고서 자체는 두 선박을 이스라엘 소유 또는 이스라엘행이라고 분류하지 않는다.

후티는 이후 이터니티 C가 이스라엘 에일랏 항으로 향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이터가 인용한 해운 분석은 두 선박 자체보다도 두 선박이 속한 더 넓은 선단의 자매선 일부가 전년도에 이스라엘 항구에 기항한 적이 있다는 수준의 연결고리를 제시했다. 다시 말해 직접적인 소유·국적·현행 목적지보다, 과거 기항 이력이나 계열 선박의 운항 이력 같은 우회적 연관성이 공격 정당화의 근거로 제시된 것이다.

유엔 안보리 산하 예멘 전문가패널의 2025년 보고서도 이 시기 양상을 뒷받침한다. 패널은 최소 25건의 상선 공격을 집계했고, 그중 9건이 상선을 직접 겨냥했다고 적었다. 또 매직 시즈와 이터니티 C가 피격 후 침몰해, 후티의 해상공격이 시작된 이후 침몰 선박이 4척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공격 방식과 피해 규모를 자세히 기록하지만, 그 자체가 ‘모든 피격 선박이 이스라엘 직접 연계였다’는 결론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공식 기록으로 본 결론은 ‘부분적 일치, 전반적 불일치’에 가깝다


공격 대상과 선언된 목적이 일치했는지를 사건 단위로 따지면 답은 흑백으로 나뉘지 않는다. 초기 일부 사건은 후티가 제시한 기준과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 실제로 이스라엘 항구 기항 계획이 거론됐거나, 선사 차원의 대이스라엘 거래 이력이 문제 삼아진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그 범위를 조금만 넓히면 직접적인 이스라엘 소유·국적·목적지와 무관한 선박, 혹은 연결고리가 자매선의 과거 기항 이력 정도에 그친 선박이 공격받은 사례가 이어졌다.

그래서 공식기관의 평가는 점차 한쪽으로 수렴했다. 유엔 예멘 전문가패널은 2024년 보고서에서 이미 무차별성을 지적했고, 국제해사기구는 2026년 10월 현재 홍해 관련 페이지에서 2024년 1월 10일 이후 확인된 후티의 상선·상업선 공격이 61건이라고 집계하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의 2026년 4월 9일자 서한은 그 직전 보고 이후 새 사건이 없었다고 적었지만, 국제해사기구 집계상 전체 사건 수는 이후 다시 늘어났다. 즉 한동안의 소강 국면이 있었다 해도, 후티의 해상공격이 ‘엄격하게 이스라엘 관련 선박만 겨냥한 제한 작전’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후티의 설명은 정치적 명분으로서는 단순했지만, 실제 공격 목록은 그보다 훨씬 넓었다. ‘가자 연대’라는 선언은 유지됐지만, 표적 선정은 시간이 갈수록 직접적 이스라엘 연계성보다 느슨한 연상과 광범위한 해상 위협으로 이동했다는 것이 유엔·IMO 기록을 대조해 얻을 수 있는 가장 보수적인 결론이다.

자료: UN Security Council, Letter dated 9 July 2025 from the Secretary-General addressed to the President of the Security Council, S/2025/455(2025); UN Security Council, Letter dated 9 April 2026 from the Secretary-General addressed to the President of the Security Council, S/2026/310(2026); UN Security Council, Final report of the Panel of Experts on Yemen, S/2024/731(2024); UN Security Council, Final report of the Panel of Experts on Yemen, S/2025/650(2025);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Red Sea area(2026); Human Rights Watch, Yemen: Houthis Attack Civilian Ships(2023); Security Council Report, Houthi Red Sea Attacks: Briefing and Consultations(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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