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음식을 먹어도 혈당 반응은 다르다…맞춤형 식단, 체중감량까지 더 낫다고 보긴 이르다
같은 빵이나 쌀밥을 먹어도 식후 혈당이 사람마다 다르게 오르는 것은 여러 연구로 확인됐다. 다만 이 사실이 곧바로 “맞춤형 식단이 일반 식사 지침보다 체중감량과 체중유지에 더 효과적이다”는 뜻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나온 근거를 종합하면, 개인별 식후 혈당 반응을 반영한 식단은 일부 집단에서 혈당 관리 지표를 더 개선할 가능성을 보였지만, 장기적인 체중감량 효과는 일반적인 비교 식단보다 일관되게 우월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 구분은 중요하다. 식후 혈당 반응은 한 끼 식사 뒤의 대사 반응이고, 체중 변화는 수개월 이상 누적되는 에너지 섭취, 포만감, 식사 지속 가능성, 신체활동, 약물, 수면 같은 요인의 합이다. 혈당이 덜 오른 식사가 언제나 더 많이 빠지는 식사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2015년 Cell 연구가 보여준 것과 보여주지 못한 것
맞춤 영양 논의를 크게 키운 출발점은 2015년 이스라엘 바이츠만연구소 연구진의 Cell 논문이다. 연구진은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1주일 동안 연속혈당측정기와 식사 기록을 결합해 4만6898끼의 식후 혈당 반응을 분석했고, 동일한 음식에도 사람마다 반응 편차가 크다는 점을 보였다. 이어 혈액검사, 생활습관, 신체계측, 장내미생물 정보 등을 합친 기계학습 모델로 개인별 식후 혈당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 논문의 강점은 ‘개인차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을 대규모 생활환경 자료로 보여줬다는 데 있다. 또 독립된 100명 코호트에서 예측 성능을 다시 시험했고, 소규모 무작위 식이중재에서 알고리즘 기반 식단이 식후 혈당 반응을 더 낮췄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연구가 직접 증명한 것은 어디까지나 식후 혈당 예측과 단기 반응 조절 가능성이지, 장기 체중감량 우월성은 아니다.
즉 맞춤 영양의 1차 성과는 “누가 어떤 음식에 더 크게 반응하는가”를 가려내는 데 있었고, “그래서 살이 더 잘 빠지는가”는 별개의 검증 과제로 남았다.
무작위 비교시험에서 체중 결과는 엇갈렸다
체중 문제를 정면으로 본 대표 연구는 2022년 JAMA Network Open에 실린 미국 Personal Diet Study다. 비만이 있으면서 당대사 이상이 있는 성인 204명을 맞춤형 식후 혈당 반응 저감 식단과 표준 저지방 식단으로 무작위 배정해 6개월간 비교했는데, 6개월 체중 변화는 표준 저지방 식단이 평균 4.31% 감소, 맞춤형 식단이 3.26% 감소로 두 군 사이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도 맞춤형 식단이 더 큰 체중감량을 만들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같은 연구의 추가 분석에서도 혈당변동성과 당화혈색소는 두 군 모두 개선됐지만, 맞춤형 식단이 표준 식단보다 더 큰 감소를 보였다고 하기는 어려웠다. 이 결과는 ‘식후 혈당 개인차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개인차를 이용한 식단 처방이 체중감량에서 더 낫다’는 주장이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반면 혈당 관리 자체에서는 보다 긍정적인 결과도 있다. 2021년 Diabetes Care 연구에서 전당뇨 성인 225명을 맞춤형 식후 혈당 표적 식단과 지중해식 식단으로 나눠 6개월간 비교한 결과, 맞춤형 식단군은 하루 중 혈당 140mg/dL 초과 시간과 당화혈색소가 더 크게 줄었다. 그러나 체중감량은 지중해식 2.9%, 맞춤형 식단 3.5%로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혈당 지표의 개선과 체중 우월성은 같은 결과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2022년 BMC Medicine에 실린 새로 진단된 2형당뇨병 환자 대상 파일럿 연구도 비슷한 방향을 가리킨다. 참가자는 23명으로 적었지만, 2주 교차시험에서 맞춤형 식단이 지중해식보다 연속혈당측정 기반 지표를 더 개선했다. 다만 표본이 작고, 장기 체중감량을 대등한 비교군과 검증한 시험으로 보기는 어렵다.
2024년 Nature Medicine에 실린 미국 METHOD 시험은 일반 성인 347명을 대상으로 18주간 맞춤형 프로그램과 미국 농무부 일반 식사 조언을 비교했다. 이 연구에서는 중성지방과 일부 2차 지표, 예컨대 체중·허리둘레·당화혈색소가 더 좋아졌다고 보고됐다. 다만 비교군이 고강도 체중감량 프로그램은 아니었고, 논문에도 기업 이해관계 공개가 포함돼 있어 이 결과만으로 “맞춤형 식단이 기존 표준 체중감량 식단보다 우수하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개인차는 실제지만, 한 번 잰 수치만으로 처방하기엔 아직 불안정하다
맞춤형 식단의 또 다른 쟁점은 재현성이다. 개인차가 크더라도 그 차이가 충분히 안정적으로 반복돼야 임상적 처방 근거가 될 수 있다. 2022년 미국영양학저널에 실린 ZOE PREDICT 1 분석은 같은 기간 두 개의 연속혈당측정기를 동시에 착용했을 때 표준 식사 후 혈당 반응의 기기 간 일치도가 대체로 높다고 보고했다. 기기 자체의 측정 일관성은 일정 부분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2023년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진은 당뇨병이 없는 성인 30명에게 약 1주 간격으로 같은 식사를 반복 제공했을 때, 개인 내 식후 혈당 반응의 신뢰도가 낮았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성인 비당뇨 집단에서 맞춤형 식사 조언을 하려면 단발성 측정이 아니라 반복 측정을 묶어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냈다.
두 결과를 함께 보면, 문제는 단지 기계 오차만이 아니라 사람의 생리 상태가 날짜별로 달라진다는 데 있다. 수면, 전날 활동량, 식사 순서, 스트레스, 측정 시점 같은 요소가 같은 음식의 반응도 흔들 수 있다. 맞춤 영양이 실제 진료나 상용 서비스에서 과장되기 쉬운 지점도 여기다.
독자가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결론
현재 근거로 말할 수 있는 가장 보수적인 결론은 이렇다. 첫째, 같은 음식을 먹어도 식후 혈당 반응의 개인차는 분명히 존재한다. 둘째, 이 개인차를 반영한 식단은 전당뇨나 초기 당뇨병처럼 혈당 관리가 중요한 집단에서 일부 혈당 지표를 더 개선할 수 있다. 셋째, 그러나 맞춤형 식단이 일반 식사 지침보다 체중감량이나 장기 체중유지에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은 아직 확정적 근거가 부족하다.
따라서 맞춤 영양의 실용 가치는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더 좋은 다이어트’라기보다, 혈당 반응 이질성이 큰 사람을 찾아 식후 혈당 관리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보조 도구에 가깝다. 특히 체중조절을 목표로 할 때는 총 섭취 열량, 식단 지속 가능성, 단백질과 섬유질 구성, 신체활동, 수면, 약물 사용 여부까지 함께 봐야 한다. 맞춤형 혈당 식단이 유망한 연구 분야인 것은 맞지만, 아직 체중 문제의 정답으로 부르기에는 근거가 모자란다.
자료: Zeevi D 외, Personalized Nutrition by Prediction of Glycemic Responses(Cell, 2015-11-19); Popp CJ 외, Effect of a Personalized Diet to Reduce Postprandial Glycemic Response vs a Low-fat Diet on Weight Loss in Adults With Abnormal Glucose Metabolism and Obesity: A Randomized Clinical Trial(JAMA Network Open, 2022-09-22); Ben-Yacov O 외, Personalized Postprandial Glucose Response-Targeting Diet Versus Mediterranean Diet for Glycemic Control in Prediabetes(Diabetes Care, 2021-09); Rein M 외, Effects of personalized diets by prediction of glycemic responses on glycemic control and metabolic health in newly diagnosed T2DM: a randomized dietary intervention pilot trial(BMC Medicine, 2022-02-10); Bermingham KM 외, Effects of a personalized nutrition program on cardiometabolic health: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Nature Medicine, 2024-07); Merino J 외, Validity of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for categorizing glycemic responses to diet: implications for use in personalized nutrition(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22-06-07); Hengist A 외, Imprecision nutrition? Duplicate meals result in unreliable individual glycemic responses measured by continuous glucose monitors across four dietary patterns in adults without diabetes(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2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