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거르면 살이 빠질까…무작위시험 13건의 실제 결론
2019년 국제학술지 BMJ에 실린 무작위시험 메타분석을 보면, 아침을 거른 집단이 아침을 먹은 집단보다 체중이 평균 0.44㎏ 더 적게 나왔다. 다만 이 결과는 13개 시험 전체가 아니라 체중 변화를 본 7개 시험을 묶은 값이고, 평균 추적 기간도 7주에 그쳤다. 연구진도 이런 단기 차이만으로 아침 결식이 체중감량에 우월하다고 결론내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독자의 질문으로 돌아가면, 13개 시험이 아침을 거르면 살이 더 잘 빠진다고 입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메타분석이 보여준 것은 장기 감량법의 승부가 아니라, 짧은 기간의 실험들에서 아침을 추가한다고 체중이 더 잘 줄었다는 근거는 없었다는 정도에 가깝다. 같은 분석에서 아침 식사 배정군은 하루 총열량도 더 많이 섭취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 결과 역시 평균 추적 기간이 2주로 더 짧았다.
무작위시험 13건이 실제로 본 것
해당 연구는 1990년부터 2018년 1월까지 발표된 고소득 국가 성인 대상 무작위 대조시험을 검토했다. 포함된 시험은 모두 13건이었고, 이 가운데 체중 변화를 본 연구는 7건, 하루 총열량을 본 연구는 10건이었다. 즉 ’13개 시험이 모두 체중감량 효과를 직접 판정했다’고 이해하면 범위를 넓혀 읽는 셈이다.
체중 결과에서 나온 평균 0.44㎏ 차이는 아침 결식군 쪽에 유리한 방향이었지만, 시험 기간은 2주에서 16주 사이였다. 연구마다 참가자의 기존 아침 습관, 체중 상태, 식사 방식이 달랐고, 일부는 실험실에서 식사를 확인했지만 다른 일부는 식사일지나 회상에 의존했다. 이 때문에 수치 하나만 떼어 장기 체지방 감량의 확실한 증거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왜 ‘살이 빠진다’로 단정하기 어려운가
첫째, 추적 기간이 짧다. 평균 7주 결과는 생활 습관 개입의 초기 반응은 보여줄 수 있어도, 몇 달 또는 1년 이상 유지되는 감량 효과까지 말해주지는 못한다. 체중은 초기에 수분 변화나 식사 적응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어 지방량 변화와도 다를 수 있다.
둘째, 포함된 시험들의 근거 질이 높지 않았다. BMJ 논문은 포함된 모든 시험이 적어도 한 영역에서 비뚤림 위험이 높거나 불명확했다고 평가했다. 참가자가 자신이 아침을 먹는지 거르는지 알 수밖에 없는 설계 특성상 완전한 눈가림이 어렵고, 순응도 확인 방식도 연구마다 달랐다.
셋째, 아침 자체의 효과와 총열량의 효과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아침을 빼도 점심과 저녁에서 보상 섭취를 하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다. 반대로 아침을 먹더라도 식사 구성과 양, 단백질 비중, 식사 시간대가 다르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데, 이번 메타분석은 그런 변수를 하나의 결론으로 정리할 수준의 시험 설계를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
관찰연구와 무작위시험이 엇갈리는 이유
아침 식사가 건강 체중과 관련 있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많았지만, 상당수는 관찰연구에서 나왔다. 이런 연구에서는 아침을 먹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소득, 수면, 운동, 흡연, 전반적 식생활 같은 다른 요인에서도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연관성은 보여줘도, 아침 식사 자체가 체중을 줄였다고 바로 말하기는 어렵다.
반면 무작위시험은 인과관계를 더 직접적으로 살피는 데 유리하지만, 이번에 묶인 시험들은 규모와 기간이 제한적이었다. 결국 관찰연구는 실제 생활의 장기 패턴을 넓게 보되 교란이 많고, 무작위시험은 비교는 더 엄격하지만 짧고 작은 경우가 많다는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셈이다.
실생활에서 어떻게 읽어야 하나
이 연구가 말해주는 가장 안전한 해석은 분명하다. 체중감량을 위해 누구에게나 아침을 반드시 먹으라고 권할 근거도, 반대로 누구에게나 아침을 거르라고 처방할 근거도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적어도 이 메타분석만으로 ‘아침을 굶으면 살이 빠진다’는 우월성을 입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체중 변화는 아침 한 끼 유무보다 하루 총섭취열량, 식사의 질, 단백질과 섬유질 구성, 야식 여부, 수면, 신체활동, 장기 지속 가능성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특히 당뇨병, 위장질환, 임신, 성장기 청소년, 섭식장애 병력처럼 식사 간격 조정이 민감한 집단은 일반 실험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개인별 상담이 필요하다.
남는 과제도 분명하다. 아침을 먹느냐 마느냐만이 아니라 언제,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가 체중과 대사 지표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그리고 이런 변화가 수개월 이상 유지되는지를 본 더 긴 무작위시험이 필요하다. 현재 확인된 근거만 놓고 보면, 아침 결식의 체중감량 우월성은 입증이라기보다 제한된 단기 신호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