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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만의 문제가 아니다…해빙 후퇴가 먹이망과 원주민 생계에 미치는 변화는 어디까지 확인됐나

북극 해빙 후퇴의 영향을 북극곰 한 종의 위기로만 설명하기는 이제 어렵다. 최근까지 공개된 북극 관측 자료를 종합하면, 해빙 감소는 바다 얼음에 기대던 서식환경을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플랑크톤 생산 시기와 먹이 이동, 저서생물 먹이 공급, 어종 분포, 사냥 안전과 비용까지 연쇄적으로 흔들고 있다. 다만 모든 종이 같은 속도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며, 지역과 해역에 따라 일부 온대성 종은 북쪽으로 늘고 일부 북극성 종은 밀리는 식의 재편이 함께 나타난다.

독자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근거는 두 갈래다. 하나는 위성·해양 관측이 보여주는 해빙의 장기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그 변화가 먹이망과 지역사회 활동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생태·현장 관측이다. 이 둘을 함께 봐야 “북극곰만 위험한 게 아니다”라는 말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다.


해빙 감소는 이미 관측됐고, 문제는 얼음 면적만이 아니다


NOAA의 2025 북극 리포트카드에 따르면 2025년 3월 북극 해빙의 연중 최대 면적은 47년 위성기록에서 가장 낮았다. 같은 해 9월 최소 면적은 역대 10번째로 낮았고, 2025년 여름 말의 해빙은 2005년보다 면적이 28% 작았으며 더 젊고 더 얇았다. 북극 해빙의 변화가 일시적 기상 변동이 아니라 장기적인 구조 변화라는 뜻이다.

이 변화에서 중요한 것은 얼음의 총면적만이 아니다. NSIDC는 해빙이 단순한 덮개가 아니라 해조류와 식물플랑크톤의 계절 리듬을 좌우하는 먹이망의 일부라고 설명한다. 얼음 아래와 내부에서 자란 조류가 봄철 녹으면서 바다로 들어가고, 이것이 식물플랑크톤 번성을 거쳐 어류, 바닷새, 해양포유류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의 출발점이 된다. 따라서 얼음이 언제 생기고 얼마나 두껍고 언제 물러나는지는 특정 동물 한 종이 아니라 먹이망 전체의 시간표를 바꾸는 문제다.


먹이망 재편은 북극곰 외 다른 종에서도 이미 관측된다


NOAA가 2025년 북부 베링해·축치해 21년 자료를 합쳐 분석한 결과는 이런 연쇄 변화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연구진은 2002년부터 2022년까지 7560개 표본을 바탕으로 사람, 생태계, 어업에 중요한 27개 분류군을 추적했다. 이 분석에서 봄철 해빙은 두 해역 모두 줄었고, 바다 온난화와 해빙 감소는 온대성 종의 북상, 즉 ‘보리얼화’와 연결되는 양상을 보였다.

종별로 보면 변화는 일률적이지 않았다. 축치해에서는 스노크랩이 감소했고, 명태는 증가했다. 북부 베링해에서는 사프런대구와 북극대구가 약세를 보인 반면, 옐로핀솔과 일부 온대성 분류군은 증가했다. 연구진은 전체적으로 북극성 분류군 일부가 줄고, 온대성 분류군 일부가 늘거나 최근 이례적 고점을 보였다는 점을 근거로 생태계 재편이 진행 중이라고 해석했다.

여기서 핵심은 “해빙 감소=모든 생물 감소”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관측은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방향의 재배치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것이 충격이 작다는 뜻은 아니다. 북극 해역의 먹이망은 얼음, 플랑크톤, 저서생물, 어류, 바닷새, 해양포유류, 인간의 채취 활동이 촘촘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종 구성이 바뀌면 먹이의 양뿐 아니라 먹이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NOAA는 특히 생산이 표층 쪽 소비로 더 이동하면, 바다 바닥의 먹이에 의존하는 종과 그 종을 먹는 바다코끼리·바닷새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원주민 생계 영향은 ‘장래 우려’가 아니라 현재의 관측 문제다


해빙 후퇴가 원주민 생계에 미치는 영향도 추상적 전망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NOAA의 2022 북극 리포트카드는 알래스카 사례를 통해, 얼음의 분포와 두께, 형성·붕괴 시기가 포경과 물범 사냥, 이동 안전, 채집 활동 거의 전부를 좌우한다고 정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트키아그빅, 누익수트, 카크토빅에서는 지난 40년 동안 가을철 개방수역에서 보우헤드고래를 사냥하는 날 수가 두 배로 늘었지만, 동시에 해빙 후퇴와 함께 파고가 높아져 사냥 위험과 비용도 커졌다.

바다코끼리 사냥은 더 먼 거리 이동을 요구하게 됐다. 세인트로런스섬의 사례에서는 봄 수확기에 사냥꾼들이 해빙을 찾아 최대 100마일까지 소형 보트로 이동한다고 기록됐다. 전통적인 얼음길이 더는 안전하지 않다는 증언도 담겼다. 접근 가능한 먹이 자원이 줄거나 시기가 바뀌면, 생계는 단지 “덜 편리해지는” 것이 아니라 안전·연료비·장비비·식량 확보가 한꺼번에 악화하는 방식으로 흔들린다.

베링해 원주민 관측도 이 점을 뒷받침한다. NOAA 2019 기고문에서 지역 원로들은 겨울 해빙 감소와 수온 상승 속에서 대구류 폐사, 물범 이상 징후, 해양 쓰레기 증가, 전통 식량 접근성 약화를 함께 보고했다. 이는 해빙 변화가 동물 개체수의 장기 추세와 별개로, 지역사회가 실제로 무엇을 언제 어디서 얼마나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는지에 직접 연결된다는 뜻이다.


어디까지가 관측이고, 어디서부터가 전망인가


지금 단계에서 사실로 말할 수 있는 범위는 분명하다. 첫째, 북극 해빙은 장기적으로 줄고 더 얇고 젊은 얼음으로 바뀌고 있다. 둘째, 그 변화는 북극곰뿐 아니라 스노크랩, 대구류, 저서생물 먹이에 의존하는 종, 바다코끼리와 바닷새,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원주민 공동체의 활동 조건까지 흔들고 있다. 셋째, 변화의 방향은 단순한 총량 감소보다 종 조성과 계절 리듬의 재편으로 나타난다.

반면 미래에 모든 북극성 종이 어떻게 바뀔지는 여전히 전망의 영역이다. IPCC는 다년생 해빙 상실과 계절적 무빙해 상태가 중반 세기까지 현실화될 경우 여러 북극 어류·게·조류·해양포유류의 분포 축소와 일부 지역 개체군 소실 위험이 크다고 평가한다. 또 기후변화가 북극 원주민의 생계, 문화, 정체성, 건강, 안전을 점점 더 위협한다고 정리했다. 다만 이는 관측된 현재 변화 위에 세운 고신뢰 전망이지, 모든 지역에 같은 속도와 방식으로 적용된다는 뜻은 아니다.

결국 “북극곰만 위험한 게 아니다”라는 판단은 과장이 아니다. 다만 더 정확한 표현은 이렇다. 해빙 후퇴는 이미 북극 생태계를 종 단위가 아니라 먹이망 단위로 바꾸고 있으며, 그 첫 충격은 야생동물과 원주민 공동체의 생활 조건에서 함께 드러나고 있다.

자료: NOAA Arctic, Arctic Report Card 2025: Sea Ice(2025); NOAA Arctic, Arctic Report Card 2025: Warming Waters and Borealization: Restructuring Ecosystem Dynamics in the Northern Bering and Chukchi Seas, 2002-2022(2025); NOAA Arctic, Arctic Report Card 2022: Consequences of Rapid Environmental Arctic Change for People(2022); NOAA Arctic, Arctic Report Card 2019: Voices from the Front Lines of a Changing Bering Sea(2019); 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 Why Sea Ice Matters(열람 기준 2026년 10월); IPCC, Climate Change 2022: Impacts, Adaptation and Vulnerability, Cross-Chapter Paper 6: Polar Regions(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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