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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뒤 같은 양을 먹어도 다시 찌는 이유…줄어든 몸이 덜 쓰는 에너지와 ‘대사 적응’의 차이

체중을 줄인 뒤 예전과 비슷하게 먹었는데도 다시 살이 붙는 현상은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로 설명되지 않는다. 연구자들이 먼저 확인한 것은 더 가벼워진 몸 자체가 이전보다 에너지를 적게 쓴다는 점이다. 체중이 줄면 지방뿐 아니라 제지방량도 함께 줄 수 있고, 몸을 움직이거나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총량도 낮아진다. 여기에 일부 사람에게서는 이런 체성분 변화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추가적인 에너지 소비 감소가 나타나는데, 이를 보통 적응성 열발생 또는 대사 적응이라고 부른다.

핵심은 두 가지를 구별하는 일이다. 하나는 몸집이 작아졌기 때문에 당연히 필요한 열량이 줄어드는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같은 몸무게·같은 제지방량으로 예상한 값보다 실제 소비 에너지가 더 낮아지는 변화다. 감량 후 필요한 열량이 왜 달라지는지를 이해하려면 이 둘을 한데 섞어 말하면 안 된다.


체중이 줄면 왜 먼저 필요한 열량이 내려가나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의 케빈 홀 연구팀이 만든 체중 변화 모형과 이를 바탕으로 한 Body Weight Planner는 체중 감량과 유지가 정적인 계산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바뀌는 대사와 활동량의 함수라고 본다. 이 도구가 전제로 삼는 기본 사실은 분명하다. 체중이 줄면 같은 사람이라도 목표 체중에 도달하는 과정과 그 뒤 유지 단계에서 필요한 칼로리와 활동 계획이 달라진다.

이유는 단순한 면이 있다. 더 가벼운 몸은 가만히 있어도 유지비가 덜 들고,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도 옮겨야 할 질량이 줄어든다. 먹는 양이 같더라도 예전 체중에서는 유지였던 섭취량이 감량 뒤에는 남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 감량 후 열량 필요량이 달라지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이 ‘작아진 몸의 물리적 비용 감소’다.


제지방량 감소와 대사 적응은 같은 말이 아니다


연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변수는 제지방량이다. 근육과 장기처럼 지방이 아닌 조직은 resting energy expenditure, 즉 안정 시 에너지 소비를 크게 좌우한다. 감량 과정에서 제지방량이 줄면 기초에 가까운 에너지 소비도 함께 내려가는 것이 정상적이다. 이 감소분은 원칙적으로 체성분 변화로 설명되는 몫이다.

반면 대사 적응은 그 다음 단계의 개념이다. 체중과 제지방량, 지방량이 줄어든 만큼만 에너지 소비가 감소한 것이 아니라, 그 예측치보다 실제 측정치가 더 낮을 때를 가리킨다. 다시 말해 ‘살이 빠져서 덜 쓰는 것’과 ‘살이 빠진 정도 이상으로 더 아끼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체중 감량 연구에서는 단순 체중 변화만이 아니라 체성분 측정과 간접열량측정, 때로는 하루 총에너지소비 측정까지 함께 봐야 한다.


연구들은 무엇을 봤나…감량 직후와 유지기의 차이


이 구분은 오래전부터 반복해서 검증돼 왔다. 마이클 로젠바움 연구팀은 체중을 10% 이상 줄인 뒤 1년 넘게 유지한 사람들을 포함한 비교 연구에서, 최근 감량자와 장기 유지자 모두 평소 체중 상태의 비교군보다 총에너지소비와 비운동성 소비가 낮았고 안정 시 소비도 일부 낮게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이런 감소가 체중이 다시 늘기 쉬운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감량 뒤 대사 적응의 크기가 언제나 크고 오래 지속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2021년 체계적 문헌고찰은 성인 2528명을 포함한 33개 연구를 검토한 결과, 많은 연구에서 적응성 열발생이 관찰됐지만 방법 차이가 컸고 설계가 엄격한 연구일수록 그 값이 작거나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정리했다. 특히 체중이 어느 정도 안정된 뒤에는 이 현상이 약해지거나 거의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이 정리는 감량 후 필요한 열량이 낮아진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 원인 전체를 거대한 ‘망가진 대사’로 돌리는 해석은 근거보다 앞서갈 수 있다는 뜻에 가깝다. 연구들이 비교적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은 체중 감량 뒤 에너지 소비가 내려간다는 점이고, 그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체성분 변화로 설명되고, 얼마나 많은 부분이 추가 적응인지가 연구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빅기스트 루저’ 연구가 보여준 것과 과장된 해석


이 주제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2016년 ‘The Biggest Loser’ 참가자 추적 연구였다. 이 연구는 극단적 체중 감량 뒤 휴식대사량 감소가 오래 남을 수 있음을 보여줘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 결과를 모든 감량자에게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참가자들은 짧은 기간에 매우 큰 폭의 감량과 강도 높은 운동을 함께 경험한 특수한 집단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연구를 수행한 케빈 홀은 2021년 재해석 논문에서, 장기간 관찰된 큰 폭의 대사 적응이 단순히 ‘다이어트가 대사를 영구히 망가뜨린다’는 뜻으로 읽혀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그는 참가자들의 큰 신체활동 증가가 총에너지 지출 구조를 바꾸고 휴식대사량 감소와 함께 나타났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즉 극단적 조건에서 얻은 관찰을 일반적인 체중 감량 유지의 법칙처럼 단정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결국 감량 후 필요한 열량은 왜 달라지나


정리하면 감량 후 필요한 열량이 달라지는 가장 확실한 이유는 몸이 작아져 유지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사람에게서는 호르몬, 자율신경계, 식욕과 활동 패턴 변화가 겹치면서 예상보다 에너지 소비가 더 낮아지는 적응이 추가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양을 먹어도 예전에는 유지되던 섭취량이 감량 뒤에는 체중 증가 쪽으로 기울 수 있다.

이 점은 요요를 개인의 의지 부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모든 사람이 같은 크기의 대사 적응을 겪는 것은 아니고, 감량 폭과 기간, 식사 제한 강도, 활동량 변화, 체중 안정화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기사 제목처럼 ‘같은 양을 먹어도 다시 찐다’는 말은 방향으로는 맞지만, 그 원인을 하나의 고장 난 대사로 단순화해서는 실제 생리학을 놓치게 된다.

자료: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 Research Behind the Body Weight Planner(최종 검토 2025); Hall KD 외, Quantification of the effect of energy imbalance on bodyweight(2011); Rosenbaum M 외, Long-term persistence of adaptive thermogenesis in subjects who have maintained a reduced body weight(2008); Martins C 외, Does adaptive thermogenesis occur after weight loss in adults? A systematic review(2021); Fothergill E 외, Persistent metabolic adaptation 6 years after “The Biggest Loser” competition(2016); Hall KD, Energy compensation and metabolic adaptation: “The Biggest Loser” study reinterpreted(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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