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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수치가 높다고 스타틴이 곧바로 금기인 것은 아니다…지방간·만성간질환에선 처방 유지가 원칙, 비대상은 중증 간부전

간 수치가 조금 높다는 이유만으로 스타틴을 곧바로 끊거나 시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쪽으로 최근 기준은 정리돼 있다. 2026년 미국심장학회·미국심장협회 다학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은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을 포함한 안정적 만성간질환 환자에서 심혈관 위험이 높다면 스타틴 치료가 합리적이라고 봤다. 다만 이 결론은 모든 간질환에 일괄 적용되지 않는다. 급성 간부전이나 비보상성 간경변처럼 간 기능이 실제로 크게 떨어진 상태, 또는 원인 불명의 지속적 간효소 상승은 별도의 금기·주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핵심은 ‘간 수치 이상’이라는 표현이 너무 넓다는 점이다. 외래에서 흔히 말하는 간 수치는 대개 AST·ALT 같은 아미노전달효소를 뜻하지만, 이 수치가 약간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약물성 간손상이나 간부전을 뜻하지는 않는다. 지방간, 비만, 당뇨병, 음주, 바이러스성 간염, 다른 약물 복용처럼 스타틴 밖의 원인이 더 흔할 수 있고, 실제 처방 판단은 상승 폭과 지속 여부, 황달이나 피로 같은 증상, 빌리루빈과 알칼리인산분해효소 수치, 기저 간질환의 단계까지 함께 봐야 한다.


‘지방간이면 위험하다’보다 ‘안정적이면 쓸 수 있다’로 바뀐 기준


이번 판단 변화는 지방간 환자군에서 특히 분명하다. 2026년 진료지침은 안정적 만성간질환, 특히 대사이상관련 지방간 환자에서 스타틴이 간독성이나 간부전 위험을 높인다는 근거가 없다고 정리했다. 같은 지침은 스타틴 관련 간효소 상승이 생기더라도 대개 시작 후 3개월 안에 관찰되며, 상당수는 약을 계속 써도 기저 수준으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간질환 학계의 해석도 비슷하다. 2023년 미국간학회 지방간 진료지침은 심혈관 위험 감소를 위해 지방간 전 범위에서 스타틴 사용을 권고하는 방향을 제시했고, 보상성 간경변까지는 안전한 편으로 봤다. 반면 비보상성 간경변은 자료가 제한적이어서, 심혈관 이득이 큰 경우에만 더 면밀한 관찰 아래 신중히 검토하는 단계로 남겨 뒀다. 즉 지방간이나 안정적 만성간질환 자체가 스타틴 금기라는 옛 설명은 현재 기준과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간 수치와 무관하게 무조건 복용’도 아니다


규제가 완화됐다고 해서 간 관련 경고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2012년 스타틴 계열 전체의 라벨을 손질하면서 정기적인 간기능검사 반복을 일률적으로 권고하는 문구를 줄였지만, 시작 전 간효소 검사는 유지했고 치료 중에는 임상적으로 필요할 때 검사하도록 바꿨다. 황달, 심한 피로, 가려움, 메스꺼움·구토, 복통처럼 간손상을 의심할 증상이 생기면 검사와 원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제품 라벨의 금기 문구도 여전히 살아 있다. 대표적 스타틴 라벨에는 ‘활동성 간질환’ 또는 ‘원인 불명의 지속적 트랜스아미나제 상승’이 금기로 적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활동성’과 ‘지속적’이라는 조건이다. 간 수치가 한 번 약간 높게 나왔다는 사실과, 원인 불명의 지속적 상승이나 실제 간기능 저하를 같은 것으로 보면 과잉 해석이 된다.

의료현장에서는 그래서 수치의 절대값보다 맥락을 본다. 치료 전부터 ALT가 정상 상한의 3배 이상 높다면 원인 평가와 간질환 치료를 먼저 검토한 뒤 스타틴 시작 여부를 다시 판단하라는 보수적 기준이 여러 지침에 남아 있다. 반대로 경도의 무증상 상승이거나 지방간과 함께 흔히 보이는 패턴이라면, 심혈관질환 예방 이득을 이유로 스타틴을 유지하거나 시작하는 쪽이 현재 근거에 더 가깝다.


드문 간손상과 흔한 심혈관 이득을 어떻게 같이 볼 것인가


스타틴이 간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약은 아니다. 무증상 간효소 상승은 일부에서 나타나고, 드물지만 중증 약물성 간손상 보고도 있다. 다만 현재 근거는 그 빈도가 매우 낮고 예측도 쉽지 않다는 쪽에 가깝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2012년 검토는 중증 간손상 보고율이 매우 낮아 정기적 간기능검사로 이런 사례를 미리 찾아내거나 예방한다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결론냈다.

같은 맥락에서 2023년 미국간학회가 인용한 약물유발간손상 네트워크 자료를 보면, 8년간 분석한 약물유발간손상 사례 1188건 가운데 스타틴이 원인으로 판단된 것은 22건이었다. 이 수치는 스타틴 복용자의 발생률이 아니라 약물유발간손상으로 분류된 사례 안에서의 비중이어서 과장해서 해석하면 안 된다. 다만 적어도 스타틴이 흔한 중증 간독성 약물이라는 인식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은 보여준다.

결국 환자에게 실제로 중요한 질문은 ‘간 수치가 올랐는가’ 하나가 아니라 ‘얼마나, 왜, 얼마나 오래, 다른 간기능 지표와 증상은 어떤가’에 가깝다. 스타틴이 필요한 고위험 환자에서 지방간이나 안정적 만성간질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포기하면, 간 위험보다 더 빈번한 심근경색·뇌졸중 예방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반대로 비보상성 간경변, 급성 간손상 의심, 황달이나 빌리루빈 상승이 동반된 경우까지 같은 잣대로 볼 수는 없다.

정리하면, 간 수치 이상은 스타틴의 일률적 금기가 아니다. 확인된 결론은 ‘안정적 만성간질환과 지방간에서는 스타틴을 대체로 사용할 수 있지만, 중증 간기능 저하나 활동성 간질환, 원인 불명의 지속적 간효소 상승은 별도로 가려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료의 쟁점은 약을 임의로 중단할지 여부가 아니라, 어떤 환자에서 심혈관 이득이 더 크고 어떤 이상 소견이 실제 중단 또는 보류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구분하는 데 있다.

자료: Blumenthal RS 등, 2026 ACC/AHA/AACVPR/ABC/ACPM/ADA/AGS/APhA/ASPC/NLA/PCNA Guideline on the Management of Dyslipidemia(2026);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Clinical Review for Statin Class Labeling Changes(2012년 2월 15일) 및 Lipitor Prescribing Information(2020); Rinella ME 등, AASLD Practice Guidance on the Clinical Assessment and Management of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2023);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s, Why Are We Still Afraid of Statins in Chronic Liver Disease?(2026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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