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은 혈당을 높인다는데 커피는 당뇨 위험을 낮출까
2014년 학술지 디아비티스 케어에 실린 메타분석은 전향적 연구 28건, 총 110만9272명을 묶어 본 결과 일반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 모두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과 역연관을 보였다고 정리했다. 하루 1잔이 늘 때마다 상대위험은 일반 커피에서 0.91, 디카페인 커피에서 0.94로 추정됐다. 반면 단기 실험에서는 카페인만 따로 투여했을 때 인슐린 민감도가 떨어지거나 식후 혈당 반응이 나빠지는 결과가 반복해서 보고됐다. 같은 커피를 두고 결론이 엇갈려 보이는 이유는 대개 무엇을 얼마나 짧게, 또는 얼마나 오래 측정했는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단기 실험은 카페인의 급성 반응을 본다
단기 연구는 보통 건강한 성인이나 소규모 참가자에게 카페인, 카페인 커피,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게 한 뒤 수시간 안의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본다. 이런 설계에서는 커피 전체가 아니라 카페인의 급성 효과가 먼저 드러나기 쉽다. 2016년 무작위 대조시험 메타분석은 건강한 사람에서 카페인 단독 섭취가 인슐린 민감도를 유의하게 낮췄다고 정리했다. 디카페인 커피나 클로로제닉산, 트리고넬린 같은 성분을 따로 본 소규모 시험에서는 일부 지표가 나아지는 신호도 있었지만, 표본이 작고 측정 시간이 짧아 장기 발병 위험으로 곧바로 이어 붙이기는 어렵다.
장기 관찰은 발병 위험과 생활 전체를 본다
반대로 코호트 연구는 수년 동안 커피를 얼마나 마셨는지와 실제로 제2형 당뇨병이 생겼는지를 추적한다. 여기서의 결과 변수는 한 번의 식후 혈당이 아니라 수년 뒤 질병 발생이다. 커피를 꾸준히 마시는 사람에게서는 카페인 외에도 폴리페놀과 같은 다른 성분, 음용 습관의 적응, 체중과 식사 패턴, 신체활동 같은 요인이 함께 작동할 수 있다. 그래서 단기 실험에서 보인 급성 혈당 반응이 장기 발병 위험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실제로 임상시험만 모아 본 2019년 체계적 문헌고찰은 짧은 기간의 카페인 커피가 포도당 곡선 면적을 높일 수 있지만, 더 긴 기간의 시험에서는 혈당 대사가 오히려 개선되는 양상이 있다고 정리했다. 이 역시 연구 수가 많지 않고 참가자 수도 제한적이어서 최종 결론으로 보기에는 이르다. 다만 여기서도 중요한 점은 단기와 장기가 서로 다른 질문을 던진다는 사실이다. 하나는 지금 이 음료가 오늘 식후 반응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이고, 다른 하나는 평소의 음용 습관이 오랜 시간 뒤 질병 발생과 어떤 관계를 보이느냐다.
독자가 가장 헷갈리기 쉬운 대목은 커피, 카페인, 가당 커피를 한데 묶는 것이다. 연구에서 위험 감소와 연관된 것은 대체로 블랙커피나 설탕이 많지 않은 커피 섭취다. 시럽과 설탕, 크림이 많이 들어간 음료는 열량과 당류가 커져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 또 이런 관찰연구는 어디까지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지, 커피를 마시면 당뇨병을 예방한다는 치료 효과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카페인은 혈당을 높이는데 왜 커피는 당뇨 위험을 낮춘다고 하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하는 편이 정확하다. 카페인의 급성 효과와 커피 습관의 장기 연관성은 서로 다른 설계와 다른 지표에서 나온 결과라 직접 충돌한다고 보기 어렵다. 당 조절이 이미 불안정한 사람, 임신부, 수면장애가 있거나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일반적인 평균값보다 개인 반응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커피를 건강식처럼 늘리기보다, 설탕이 많은 커피 음료를 줄이고 자신의 혈당 반응과 총 카페인 섭취량을 함께 보는 쪽이 현재 근거에 더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