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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감량 약을 끊으면 왜 다시 찔까…임상시험이 보여준 ‘중단 후 유지’의 한계

비만치료제를 끊은 뒤 체중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는 약효 자체만큼 중요한 질문이다. 공개된 무작위 임상시험들을 보면 답은 비교적 일관된다. 약을 계속 맞거나 먹은 집단은 감량을 유지하거나 더 줄였지만, 생활습관 상담만 남기고 약을 중단한 집단은 다시 체중이 늘었다. 현재까지의 근거로는 약물 중단 뒤 체중 유지 전략의 핵심이 생활습관 개입만으로 충분한가에 대해 낙관적인 답을 주지 못한다.

다만 이 결과를 곧바로 개인별 예후로 단정할 수는 없다. 시험마다 대상, 관찰 기간, 약물 종류, 중단 시점이 다르고, 대부분 당뇨병이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했다. 그래도 ‘중단하면 어느 정도 되돌아오는가’와 ‘생활습관 개입만으로 약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공통된 방향을 보여준다.


세마글루타이드, 중단 1년 뒤 감량분의 약 3분의 2 되돌아가


세마글루타이드 2.4mg의 STEP 1 연장 연구는 약을 끊은 뒤 체중이 얼마나 되돌아오는지를 직접 추적했다. 원시험은 당뇨병이 없는 성인 1961명을 대상으로 68주 동안 세마글루타이드 또는 위약을 투여했고, 두 집단 모두 생활습관 중재를 함께 받았다. 이후 치료와 생활습관 중재를 모두 중단한 뒤 1년 더 추적한 연장 분석에는 327명이 포함됐다.

이 연장 연구에서 세마글루타이드군은 68주 시점까지 평균 17.3% 체중을 줄였지만, 중단 뒤 120주 시점까지 11.6%포인트를 다시 늘렸다. 시작점 대비 최종 순감량은 5.6%로 줄었다. 연구진은 약을 끊은 뒤 1년 동안 이전 감량분의 약 3분의 2가 되돌아왔다고 해석했다. 혈압과 대사 지표 등 심대사 개선도 상당 부분 기저 수준 쪽으로 되돌아갔다.

이 연구는 약을 끊으면 체중이 얼마나 반등하는지 보여주는 데는 유용하지만, 생활습관 개입만 계속했을 때의 효과를 따로 검증한 시험은 아니다. 연장 단계에서는 약뿐 아니라 구조화된 생활습관 중재도 함께 종료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결과만으로 ‘생활습관 유지 전략은 효과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약물 중단 뒤 자연경과가 재증가 쪽으로 기운다는 점은 분명하게 보여준다.


생활습관 상담을 계속해도, 약을 뺀 집단은 다시 늘었다


생활습관 개입이 약 중단 뒤 유지에 어느 정도 버팀목이 되는지는 무작위 중단시험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세마글루타이드 STEP 4 시험은 모든 참가자에게 20주간 약을 먼저 투여해 평균 10.6%를 감량시킨 뒤, 803명을 다시 무작위 배정했다. 한 집단은 세마글루타이드를 계속 투여했고, 다른 집단은 위약으로 바꿨다. 두 집단 모두 생활습관 중재는 계속 받았다.

그 결과 20주부터 68주까지 추가 48주 동안 약을 계속한 집단은 체중이 평균 7.9% 더 줄었다. 반면 위약으로 바꾼 집단은 같은 기간 평균 6.9%가 다시 늘었다. 허리둘레와 수축기 혈압도 약을 계속한 집단에서 더 유리했다. 즉 생활습관 상담이 동일하게 제공돼도, 약을 중단한 쪽은 유지에 실패한 셈이다.

티르제파타이드의 SURMOUNT-4도 같은 방향이었다. 이 시험은 성인 783명에게 36주간 티르제파타이드를 공개 투여한 뒤, 최대 내약용량에 도달한 670명을 다시 무작위 배정했다. 이후 52주 동안 한 집단은 티르제파타이드를 계속 맞았고, 다른 집단은 위약으로 전환했다. 이 시험에서도 모든 참가자는 하루 500킬로칼로리 적자 식사와 주당 150분 이상 신체활동을 권고받았다.

36주 선행치료 동안 참가자들은 평균 20.9%를 감량했다. 그러나 무작위 배정 뒤 88주 시점까지 약을 계속한 집단은 체중이 평균 5.5% 더 줄었고, 위약으로 전환한 집단은 평균 14.0%가 다시 늘었다. 선행감량분의 80% 이상을 유지한 비율도 약 지속군은 89.5%, 위약 전환군은 16.6%였다. 생활습관 지도가 유지돼도 약을 뺀 집단이 같은 수준의 유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중단 뒤 유지 전략, 현재 근거로는 ‘약 지속’이 가장 강하다


세 시험을 함께 보면 공통점이 있다. 첫째, 비만약으로 만든 체중감량은 중단 뒤 상당 부분 되돌아갈 수 있다. 둘째, 생활습관 개입은 기본 치료로 중요하지만, 약으로 만든 감량을 같은 크기로 붙들어 두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셋째, 현재 무작위시험 근거에서 가장 강한 유지 전략은 생활습관 개입 위에 약물치료를 지속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것이 곧 ‘평생 누구나 같은 약을 계속 써야 한다’는 결론은 아니다. 시험은 약을 유지할 때의 평균 효과를 보여줄 뿐, 어떤 환자가 감량 목표를 달성한 뒤 용량을 줄이거나 다른 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까지 답하지는 않는다. 중단 속도, 재투여 시점, 강도 높은 행동치료를 별도로 붙였을 때의 효과, 근력운동과 단백질 섭취를 포함한 체성분 관리 전략은 아직 직접 비교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부작용도 함께 봐야 한다. STEP 4에서 위장관 이상반응은 약 지속군 41.9%, 위약군 26.1%였고,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 이상반응 비율은 각각 2.4%와 2.2%였다. SURMOUNT-4의 이중눈가림 기간에는 설사, 메스꺼움, 구토 같은 위장관 이상반응이 약 지속군에서 더 많았지만, 중대한 이상반응 비율은 두 집단 모두 3.0%로 같았다. 유지 효과는 분명했지만, 약을 오래 쓸수록 내약성과 비용, 접근성 문제가 함께 따라붙는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결국 현재 근거가 말하는 현실적 결론은 이렇다. 비만약 중단 뒤 체중 유지 전략에서 생활습관 개입은 필요조건이지만, 약물 지속을 대체하는 충분조건으로 입증되지는 않았다. 독자가 기대하는 ‘약을 끊어도 생활습관만 잘하면 그대로 유지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 지금까지의 무작위시험은 대체로 아니라고 답하고 있다.

자료: Wilding JP H 외, Weight regain and cardiometabolic effects after withdrawal of semaglutide: The STEP 1 trial extension(2022); Rubino D 외, Effect of Continued Weekly Subcutaneous Semaglutide vs Placebo on Weight Loss Maintenance in Adults With Overweight or Obesity: The STEP 4 Randomized Clinical Trial(2021년 3월 23일); Aronne LJ 외, Continued Treatment With Tirzepatide for Maintenance of Weight Reduction in Adults With Obesity: The SURMOUNT-4 Randomized Clinical Trial(2023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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